더뉴그랜저 IG 3.0 LPI를 타다 보면 시내와 고속도로에서 연비 차이가 꽤 크게 느껴집니다.

위에 사진을 보면 아히겠지만 큰거 한칸 고속 위주로 170키로 주행을 하였습니다. 기 기준이라면 한번 충전으로 500키로는 주행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공식 제원을 보면 3.0 LPi 18인치 기준 도심 6.3km/L, 고속도로 9.3km/L입니다. 같은 차인데 고속도로 연비가 도심보다 47% 정도 높습니다.
처음엔 LPG 차량이라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싶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3.0 자연흡기 엔진에 자동변속기를 물린 내연기관차가 고속도로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는 것뿐이었습니다.
시내는 계속 다시 움직여야 하는 구간입니다
도심에는 신호가 많습니다. 정지했다가 출발하고, 조금 가다 다시 브레이크 밟고, 앞차 때문에 속도 줄였다가 다시 가속하는 걸 반복합니다.
차는 정지 상태에서 속도를 올릴 때 연료를 많이 씁니다. 더뉴그랜저 IG 3.0 LPI처럼 공차중량이 1,665kg(18인치 LPi 기준)에 달하는 차는 이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도 그만큼 큽니다. 3리터급 엔진(235마력, 28.6kg·m)은 힘에 여유가 있는 대신, 짧게 가속하고 바로 멈추는 상황이 반복되면 그 여유를 제대로 살리기가 어렵습니다.
시내 연비가 아쉽다는 점은 실제로 타면서 느낀 단점 중 하나였습니다. [더뉴그랜저 IG 3.0 LPI, 장점보다 먼저 알아야 할 단점 5가지](해당 글 주소)에서 연비 외에 아쉬웠던 부분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만들어놓은 속도를 오래 유지합니다
고속도로 진입할 때는 속도를 올리느라 연료를 쓰지만, 80~100km/h 정도에 도달한 뒤에는 그 속도를 유지하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앞이 막히지 않으면 가속페달을 깊게 밟을 일도 줄고, 변속기도 높은 단수를 유지하면서 엔진 회전수를 낮고 일정하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시내에서는 이런 식이라면
0 → 50 → 0 → 60 → 20 → 0
고속도로에서는 이런 식입니다.
90 → 100 → 100 → 95 → 100
한 번 붙인 속도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 이 차이가 연비에 크게 작용합니다. 현대차도 해당 차량 제원 페이지에서 효율적인 사용법으로 정속주행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연비뿐 아니라 3.0 V6의 주행감도 시내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LPG차는 힘이 부족하다? 그랜저 3.0 LPI V6 3만6천km 타본 느낌] (해당 글 주소)에서 실제 주행 느낌을 따로 적었습니다.
LPG라서 고속에서 특별히 좋아지는 건 아닙니다
여기서 하나 짚을 게 있습니다. “LPG라서 고속도로에서 유독 연비가 좋아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같은 더뉴그랜저 IG의 가솔린 모델도 도심보다 고속도로 연비가 높습니다. 가솔린 3.3(18인치)은 도심 8.3km/L에 고속도로 12.0km/L, 가솔린 2.5는 도심 10.1km/L에 고속도로 14.0km/L입니다.
즉 고속에서 연비가 오르는 현상 자체는 LPI만의 특징이 아닙니다. 다만 3.0 LPI는 도심 공인연비가 6km/L 초반으로 워낙 낮다 보니, 9km/L대인 고속도로와 비교했을 때 체감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겁니다.
시동을 껐다 켤 때 연료라인에 남은 LPG가 연소되면서 도심 연비를 깎아 먹는다는 얘기도 종종 들리는데, 제가 확인한 현대차 공식 자료에는 이걸 도심 연비 저하의 원인으로 설명하는 내용이 없습니다. LPI는 연료탱크와 공급 계통에서 LPG를 관리하는 구조이고, 현대차의 취급 안내도 연료 압력과 공급 계통의 안전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도심 연비가 낮은 이유는 그보다 훨씬 단순합니다. 정차, 재출발, 저단 변속, 반복 가속이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핵심은 정속주행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3.0 LPI는 공인 복합연비(18인치 기준 7.4km/L)만 놓고 보면 특별히 효율적인 파워트레인은 아닙니다. 그런데 시내와 고속도로를 나눠서 보면 성격이 다르게 보입니다. 시내에서는 큰 차체를 계속 멈췄다 움직이느라 연료를 많이 쓰고, 고속도로에서는 한 번 속도를 올린 뒤 높은 단수로 일정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더뉴그랜저 IG 3.0 LPI의 고속 연비가 좋아지는 핵심은 LPG라는 연료 자체보다 ‘정속주행을 오래 할 수 있는 환경’에 있습니다. 그래서 짧은 시내주행만 반복할 때보다 장거리나 고속도로를 달릴 때 연비 차이가 훨씬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참고자료
더 뉴 그랜저 3.0 LPi의 도심, 고속도로, 복합 공인연비와 엔진 기본 제원 참고.
자동차 표시연비 제도와 공인연비 관련 정보 참고.
경제 운전과 차량 운행 조건에 따른 연료 소비 관련 안내 내용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