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LPG차를 타면서 조금 이상하게 느꼈던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가솔린차처럼 바로 엔진이 걸리는 느낌이 아니라 잠깐 기다렸다가 시동이 걸립니다.
제가 타는 3.0 LPI 차량은 체감상 약 2초 정도입니다.
차를 신차로 구입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새 차인데 왜 시동이 바로 안 걸리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3만6천km 정도 타고 있는 지금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지만, LPG차를 처음 타는 사람이라면 고장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LPG차는 시동 전에 잠깐 기다리는 과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LPI 차량은 시동 버튼을 누른다고 항상 즉시 엔진이 돌아가는 방식은 아닙니다.
현대자동차의 LPI 차량 취급설명서를 보면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 버튼을 누른 뒤 시동 대기 표시등이 꺼질 때까지 기다리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 대기 시간은 연료의 온도와 압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최대 6초까지 걸릴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대기 표시등이 꺼지면 운전자가 시동 버튼을 다시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시동이 걸립니다.
그래서 LPG차에서 시동 버튼을 눌렀는데 엔진이 바로 걸리지 않고 잠시 뒤 걸리는 현상 자체만으로 고장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비슷한 느낌이 있었고 지금도 시동 버튼을 누르면 약간의 텀이 있는 편입니다.
왜 가솔린차보다 늦게 느껴질까
LPI 차량은 LPG를 액체 상태로 공급해 엔진에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시동 과정에서도 연료가 정상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연료 온도와 압력에 따라 시동 대기 시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LPI 시동 방법에서 연료 온도와 압력을 따로 언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운전자가 느끼는 차이는 길지 않습니다.
제 차에서는 대부분 시동 버튼을 누르고 잠깐 기다리면 자연스럽게 엔진이 걸립니다.
처음에는 길게 느껴졌는데 익숙해지고 나니 시동 버튼을 누르고 안전벨트를 매는 사이에 끝나는 정도라 지금은 거의 의식하지 않습니다.
2초 정도 늦다고 무조건 고장은 아닙니다
제가 중요하게 보는 건 평소와 같은지입니다.
신차 때부터 항상 비슷하게 잠깐 기다린 뒤 한 번에 시동이 걸렸고, 이후에도 시간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 차량의 시동 특성일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현행 LPI 매뉴얼에서도 연료 상태에 따라 시동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시동 버튼을 누른 뒤 1~2초 정도 기다렸다가 매번 정상적으로 걸린다면 그것만 가지고 이상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제가 더뉴그랜저 IG 3.0 LPI의 여러 아쉬운 점을 정리하면서도 시동 지연을 별도로 언급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제가 더뉴그랜저 IG 3.0 LPI를 타면서 느낀 단점 중 하나가 바로 이 짧은 시동 지연이었습니다. 시동뿐 아니라 실제로 타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더뉴그랜저 IG 3.0 LPI, 장점보다 먼저 알아야 할 단점 5가지](해당 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그냥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평소에는 1~2초 정도면 걸리던 차량이 어느 날부터 갑자기 훨씬 오래 걸린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시동 모터만 계속 돌거나, 여러 번 시도해야 시동이 걸리거나, 시동 후 엔진 경고등이 계속 켜지는 경우라면 단순한 LPI 특성으로 넘기기보다 점검을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현대자동차도 엔진 제어 장치나 연료 공급 장치 등에 이상이 있을 경우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상태나 스마트키 인식, 제동 스위치 같은 다른 원인도 시동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즉 LPG차는 원래 시동이 늦으니까 괜찮다고 모든 상황을 똑같이 판단하면 안 됩니다.
평소 내 차의 시동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두는 게 더 중요합니다.
저는 원격 시동으로 이 불편함을 줄였습니다

저는 시동 버튼을 누르고 잠깐 기다리는 그 느낌 자체가 처음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집에서 나올 때 엘리베이터를 타기 직전에 원격으로 시동을 걸어두는 편입니다.
저희 집이 저층이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까지 내려가는 시간이 길지 않은데, 그 사이에 차량 시동이 이미 걸려 있습니다.
제가 지하주차장에 도착해서 차에 타면 대략 30초 정도 지난 상태라 바로 출발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용하고 나서는 LPI 특유의 짧은 시동 대기 시간을 직접 기다릴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원격 시동이 가능한 차량이라면 저처럼 출발 직전에 미리 시동을 걸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차량을 오래 공회전시키려는 목적이라기보다, 집에서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 미리 시동을 걸어두는 정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LPG차를 처음 탔을 때는 시동 버튼을 누른 뒤 생기는 짧은 텀이 상당히 낯설었습니다.
신차였기 때문에 더 신경이 쓰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3만6천km를 타는 동안 항상 비슷한 방식으로 시동이 걸려서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LPG차를 처음 타는 사람이 제 차를 운전하면 왜 바로 시동이 안 걸리지라고 물어볼 수 있는 정도의 특징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LPG라고 해서 실제 주행에서 힘이 부족하게 느껴지는지도 처음에는 궁금했습니다.
LPG차를 처음 탈 때는 시동뿐 아니라 출력도 궁금했습니다. 실제 3만6천km를 타면서 느낀 주행감은 [LPG차는 힘이 부족하다? 그랜저 3.0 LPI V6 3만6천km 타본 느낌](해당 글)에서 따로 적었습니다.
LPG차를 처음 구입했는데 시동 버튼을 누른 뒤 잠깐 기다렸다 엔진이 걸린다면 우선 평소 시동 시간과 차량 상태를 지켜보는 게 좋습니다.
항상 비슷한 시간 안에 한 번에 걸린다면 LPI 시동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특성을 먼저 생각할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시간이 확실히 길어지거나 시동 실패, 경고등 같은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그때는 점검이 필요한 신호로 보는 게 좋겠습니다.
참고자료
LPI 엔진의 시동 대기 과정, 연료 온도와 압력에 따른 시동 대기 시간, 시동 방법 관련 내용 참고.
현대자동차 차종별 취급설명서와 차량 운행 및 점검 관련 내용 참고.